하나님,
우리가 세례 요한의 가르침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살았는지 지난 일주일을 돌아봅니다. 두 벌 옷을 나눴는지, 먹을 것을 나눴는지, 내가 받은 몫에 자족했는지, 알게모르게 남의 것을 빼앗지는 않았는지, 혹시 내 이익 때문에 작게라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세례 요한이 준비해 놓은 회개의 길은 어떤 고상하고 거룩한 것이 아닌, 먹고사는 물질에 관한 것이었네요. 요한이 선포한 회개란, 자꾸만 더 가지려는 우리의 탐욕을 뒤로 하고 돌이켜, 가지지 못한 사람과 나누는 것이군요. 그래야만 그 어떤 사람도 먹을 게 없어 굶지 않고, 옷이 없어 추위에 떨지 않고, 집이 없어 떠돌지 않고, 생명 주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같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하나님, 이제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민생을 챙기는 일에는 관심도 지식도 없어 보입니다. 당장 취업과 주거 문제, 코로나, 기후 문제 등 현안이 산재한데 말입니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몇몇 군소 정당의 후보들은 언론에서 아예 소외돼 국민의 주목을 받지도 못합니다. 대선 관련 보도를 보면 정책은 실종되고, 대부분 상식적 윤리마저 상실한 후보들의 신변잡기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또다시 국민에게 고통만 주는 대통령이 나올까 두렵습니다.
다스리시는 주님, 우리를 도우소서. 주께서 국민 개개인에게 분별의 지혜를 주셔서, 국민이 투표로써 양당 구도에 얽매인 어리석은 자들을 제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야무진 살림꾼을 뽑게 하소서. 몇 년 전 시민들이 조그만 촛불로 힘을 합쳐 나라를 구했듯이 이번 선거에도 힘을 합쳐 그 누구도 상상못할 새로운 국면을 자아내게 해주십시오.
주님,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코로나 상황이 많이 악화되었습니다. 방역을 완화하면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방역을 강화하면 국민 경제가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이제 감염자와 의료진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지쳐갑니다. 코로나 정국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 강화와 완화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무엇보다도 우리가 코로나 경험을 통해 세계 전체가 연결되어 있음을 깊이 깨달아, 서로 나누고 사랑하는 삶을 살게 해주십시오.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21년 12월 19일 주일예배 중 온세상을 위한 기도문
기도자 박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