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작년 여름엔 비가 많이와 출근하는 도로가 물에 잠기더니 봄엔 벚꽃이 예년과 다르게 일찍 피었고 여름엔 너무도 뜨거웠습니다. 우리는 시야가 좁아서 우리가 편리하게 지내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전히 잘 모릅니다. 최근 몇년간 겪은 이상한 현상들은 가속도가 붙어 점점 잦아만 지는듯 합니다.
하나님, 우리는 여유가 없고 아프고 버겁게 살아가느라 숙고하고 주변을 돌아볼 새가 없습니다. 부디 이런 이상한 현상들에게서 우리가 바로 알아차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시고 마음과 눈이 타인과 세계로 뻗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벌써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이웃들과 거리를 둔지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경계하고, 모임을 갖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어려운 형편이 된 것에 원망하는 시간들도 길어져 갑니다. 이제는 마스크 속에 표정을 감추는 것이 익숙해지고 타인과 만나지 않는 일들이 편해져 버렸습니다. 이웃의 얼굴에서 외로움과 슬픔 아픔을 느낄 수 없고 연결되는 일들은 부담이 됩니다.
하나님 먼저 이 장기화 된 코로나 상황에서 속히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 상황들은 연약한 우리를 너무도 무너지게 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 시대에 하나님의 위로가 내리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서로를 더 외면하지 않도록 마음을 붙들어주세요.
언제부턴가 서점엔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방법들이 써있는 책들이 가득합니다. 지금의 시대적 분위기인 줄 알았는데 욥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수천년 전부터도 사람은 타인을 위로하는 일에 서툴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나봅니다. 나의 진심은 고난 중에 있는 사람에게 재난이 되고, 고난에 재난이 더해져 숨통을 조여버립니다.
진정한 위로가 어디로부터 오는지 알게 해주심에 그리고 고난의 당사자 뿐 아니라 고난에 재난을 더한 이에게까지 내리는 하나님의 위로에 감사합니다. 연약한 위로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진정한 위로의 전달자가 되게 하여 주세요. 고난 중에 있는 자의 곁에 항상 머물러 주시고 지연된 위로가 결국엔 도래할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기도 김수영(2021년 10월 31일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