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길가에 늘어선
넓적한 플라타너스 이파리들이
흔들립니다.
손이 닿지 않는 등 한복판의 가려움 처럼
스스로 어찌할 수 없었던 먼지가
하나 둘 씻겨내리면
거리는 청량한 이파리들의 숨으로
아침을 맞습니다.
비에 몸을 맡긴채
온통 흔들리는 아침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오래된 생각을 거두고
다시 기도합니다.
하나님
우리가 흔들리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손길을 따라
기꺼이 흔들리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4.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