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긴 추석 연휴를 마쳤습니다.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간을 포개어 마주했던 얼굴들을
가만히 떠올립니다.
노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십시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곱씹을 때마다
순간이 새로운 빛으로 해석되게 해주시고
나의 인생을 한결같은 팔로 안으시는
당신의 온전케하심을 만끽하게 해주십시오.
오래 고수해온 욕망들로부터 힘이 빠지게 하시고,
여전히 알 수 없는 삶의 심연 앞에
하나님의 더욱 의지하게 해주십시오.
중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십시오.
왕성한 기력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해주시고,
생명의 근원이 어디서 왔는지를 기억하며
찬양하게 해주십시오.
많은 일들과 상황 속에서
듣는 마음을 주사
어리석음과 거만함과 미련함에서 건져주옵소서.
청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십시오.
무수히 들려오는 목소리들 가운데
나를 향한 하나님의 소리를 알아차리게 해주시고
시대가 제시하는 삶의 기준에 휩쓸리기보다
하나님이 보이시는 삶의 방향에 이끌리게 해주십시오.
나의 작음을 알되, 비하하지 않게 하시고
그런 나를 사랑하시는 거대한 하나님의 품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일어서게 해주십시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를 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이 여러 형식으로 그들을 둘러싸게 하여주시고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사랑스럽게 하여 주십시오.
세상의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이 아이들이 가진 하나님의 형상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시고,
이들의 순전한 기도가
가정과 세상 가운데 이루어지게 하여 주십시오.
하나님, 긴 추석 연휴를 보낸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위안과 평안을 주시고,
다시 일상을 맞이할 때
한줌의 생기로 살아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기도드립니다.아멘.